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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신문 덕에 금방 친구돼요" - 5년간 118호 발행 '민지네 신문'

한두번 가족신문을 만들어 본 사람들은 많지만 이를 꾸준히 발간하는 가족은 드물다. 인터넷에서 「민지네 신문(www.shinbiro.com/∼minjine)」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이문실씨(45) 가족은 제법 전통을 지닌 가족신문을 펴내고 있다.

이씨 가족이 처음 신문을 만든 것은 민지가 초등학교 2학년때인 5년전. 잦은 전학때문에 친구를 제대로 사귀지못하는 딸 민지를 위해 가족신문을 만들어 학교 친구들에게 돌리게 했다. 아빠가 쓴 동화, 엄마의 동시, 민지의 집안 이야기 등을 읽어본 아이들은 금방 민지와 친해졌다고 한다.

타블로이드 판 크기(A3)로 매달 2번씩 발행하는 민지네 신문은 이번 호로 지령 118호를 기록했다. 독자는 50명정도. 가까운 이웃들과 학교에는 직접 배달하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친척들, 예전 학교의 친구들에게는 우편으로 보내고 있다.

『 보통 오랜만에 결혼식같은데서 친척끼리 만나면 애가 몇학년인지 묻고 하잖아요. 그러나 우리 가족에 대해서는 신문으로 다 아니까 설명할 필요가 없어요』

어머니 김연순씨(41)는 가족들의 세세한 이야기들을 다른 사람들이 아니까 멀리 있어도 가까이 사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지난달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외할아버지 친구분이 신문을 보고 민지네를 위로하는 6장의 긴 편지를 보냈으며 민지의 중학교 입학사실을 뒤늦게 안 한 친척은 지난주 도서상품권을 보내오기도 했다. 남동생 승환이(10)가 말썽을 부리자 어머니가 신문에 성적을 공개해 톡톡히 망신을 준 적도 있다.

지난해 7월 가족신문 100회 발행기념으로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들면서 민지네 신문은 통신공간으로 진입했다. 전국의 독자들이 재미있다며 메일을 보내주고 만드는 방법과 비결에 대해 문의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여성민우회 주최 가족홈페이지 경연대회에서 재치가족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지방 방송에 소개되기도 했다.

어느덧 중학교 1학년이 된 민지(13)는 『 어떤 때는 글 쓰는게 귀찮기도 하지만 모르는 사람들도 편지를 보내줘 재미있다』면서 『 나중에 엄마, 아빠가 할아버지, 할머니가 될 때까지 만들겠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1998.04.28(화)/ 이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