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네신문-나의 글솜씨

외할아버지 모습

2월26일에 엄마와 나 동생은 대구 외할머니 댁에 갔다. 내일 외할아버지 제사를 지내기 위해서이다.

계속 외갓집에 있다가 집도 복잡하고 친구도 보고싶어 10시가 넘어서 은영이네 집에 갔다. 못본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그래도 할말이 너무나 많았던 은영이와 나는 밤을 새가며 이야기를 해 아침 6시가 되어 잠이 들었다가 10시30분이 되어서 다시 잠을 깼다. 다시 게임도 하고 수다도 떨며 열심히 놀다가 3시 좀 넘어서 밖으로 나갔다.

떡도 사고 빵도 사서 외갓집으로 가려고 버스를 기다리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택시를 타고 외갓집으로 돌아왔다. 도착해 보니 외갓집에는 벌써 많은 손님들이 와 계셔서 집안이 발 디딜틈조차 없이 복잡하였다. 어른들께 늦게나마 세배를 드리고 세뱃돈도 받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제사가 시작되었다. 조금 전까지 시끄럽고 분주하던 분위기는 사라지고 모두 진지하고 엄숙해졌다. 어른들을 따라 외할아버지께 절을 올렸다. 제사 지내는 모습을 보니 외할아버지께서 살아계실때의 모습이 자꾸만 생각났다.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시고, 생일날 좋은날 마다 편지 써서 보내주시고 외할아버지 손을 잡고 놀이동산에도 가고 벚꽃 구경 갔었던 일들도 눈에 선하다.

나를 그렇게 예뻐해 주시고 잘해 주셨는데 이제는 다시 만나뵐수 없다니...... 그동안 어깨 한번 주물러 드린적 없는것이 죄송하고 아쉽기만 하다. 언제나 자상하시고 따뜻하기만 하셨던 외할아버지의 모습을 가만히 떠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