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네신문-나의 글솜씨

즐거웠던 야영ⅱ

야영장으로 돌아와 점심을 먹은 다음 친구들과 머리를 감으러 수돗가로 갔다. 한참 신나게 머리를 감고 있는데 갑자기 분임장을 찾는 방송이 들렸다. 난 수건으로 머리를 감싸고 교무실로 갔다. 학생과장 선생님께서 밤에 캠프파이어때 해야할 것들을 미리 말씀해 주셨다. 시간이 꽤 오래 걸렸는데 그동안 빗지도 않은 머리가 모두 말라 엉망이 되버려서 속이 상했다.

오후에는 두시간동안 에어로빅을 했다. 친구들 모두 몸이 별로 유연하지 못해서 계속 소리를 지르면서 했는데 우습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똑같은 처지라는 생각이 들어 부끄럽기도 했다. 저녁을 조금 일찍 먹고 7시부터 캠프파이어(camp fire)가 시작되었다. 먼저 점화봉에 불을 붙여 들고 담임선생님께 인원보고와 분임구호, 노래를 했다. 우리 분임명은 불량감자인데 분임구호와 분임가의 가사를 분임명과 맞추다보니 약간 코믹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모범을 보여야하는 1분임이기에 우리는 더욱 열심히 했고 분임구호와 분임가를 할때 분임원 전체가 하나됨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에는 김천여중이라 쓰인 곳에 점화를 하고 모닥불도 피웠다. 먼저 장기자랑을 했다. 나는 연극을 했는데 연습이 부족한 탓인지 생각대로 잘 되지 않았다. 하지만 어두운 밤에 촛불로 밝게 비춰 걷는 장면은 우리가 생각해도 예쁘게 된 것 같았다. 장기자랑이 끝나고는 촛불의식을 했다. 부모님, 선생님의 은혜와 통일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나름대로 반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우는 친구들이 아무도 없었다. 아마도 이야기가 좀 덜 감동적 이어서 그랬나 보다.

촛불의식이 끝남과 동시에 둘째날 행사가 모두 끝이 났다. 시계는 11시 4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추위에서 벌벌 떨며 오랫동안 고생했던 친구들은 막사에 들어오자마자 거의 다 쓰러지다시피 하여 잠이 들었다. 나와 몇몇 친구들도 과자를 뜯어서 5봉지를 뚝딱 해치우고 나서 곧 바로 잠이 들었다.

마지막날 아침에는 일어나자마자 둘째날 아침과 마찬가지로 냇가에서 세수하고 아침먹고 청소를 했다. 그리고 강당으로 갔는데 그 곳에서 분임별 토론발표회가 있었다. 각 분임에서 부분임장이 야영하고 느낀점을 발표했다. 우리 분임은 1분임이기 때문에 겪게되는 불편함과 손해에 대해서 주로 발표했는데 우리분임이 제일 잘하는 것 같다. 발표가 끝나고 막사에서 짐을 정리해 밖으로 나왔다. 가방을 모두 스탠드에 두고 성적발표를 했다.

우리 분임은 장려상을 받았다. 솔직히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었는데 상을 받게 되어 무척 놀랐다. 상품으로 형광펜 세트를 받고 퇴소식을 하였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번 야영은 초등학교 5학년때나 중학교 1학년때처럼 즐겁게 보내고 추억을 만드는 야영에서 조금 벗어나 내자신을 돌아보고 조금더 정신적으로 성숙할수 있는 계기가 된 것같다. 야영장에서 했던 분임장 역활과 여러가지 맡은 일들, 친구들과의 우정, 협동심 그리고 여러 선생님들께 배운 지혜와 용기, 끈기 등 야영장에서 보고, 듣고 생각해서 알게 되고 느끼게 된 많은 것들을 앞으로 나의 생활에 보탬이 될 수있게 항상 가슴에 새겨 두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