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네신문-나의 글솜씨

즐거운 미국여행

2000년 7월 29일. 내가 드디어 생전 처음으로 미국 시애틀로 해외여행을 하게 되었다.

아침 일찍 들뜬 마음으로 가족 모두 옷을 차려입고 비행기를 타기 위해 기차를 타고 서울로 갔다. 서울역에 도착하니 고모가 와 계셨다. 가족모두 해외여행 경험이 없는지라 외국에 자주 나가시는 첫째고모께서 우리를 도와주러 오신 것이다. 공항에서 비행기 타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준비하고 점심을 먹고 나니 시간이 2시간 넘게 남았다.

처음에는 마음이 들떠 있었는데 나중에는 기다리다 지쳐 드러눕고 싶을 정도였다. 5시 30분 경이 되어 게이트 안으로 들어갔다. 우리들 말고도 형제 끼리나 혼자 미국에 가는 아이들이 여럿 있었다. 그런 아이들과 함께 아시아나 항공 아저씨의 안내에 따라 비행기를 탔다. 우리 옆에는 대학생인 언니가 탔는데 모르는 것이 많은 우리에게 가르쳐 주기도 하고 도움을 많이 주었다.

비행기에서 보는 서울과 시애틀의 광경은 정말 너무나도 많이 달랐다. 서울은 높은 건물과 아파트, 사람들로 인해 복잡하고 활기차 보였는데, 시애틀은 나무들이 많이 보이고 건물들도 낮았고 아파트는 거의 보이지 않고 tv에서 보던 아담한 건물에 정원이 딸린 집이 대부분이었다. 또 시내에도 사람들이 많지 않아 분위기가 조용하고 평화로웠다.

시애틀공항에 내리니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마중 나와 계셨다. 이미 이메일로 보내온 사진을 본터라 얼굴을 알아보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와서 부모님께 잘 도착했다고 전화를 드린 다음 점심을 먹으러 중국뷔페 식당에 갔다. 중국음식을 미국사람들 입맛에 맞추어 만든 까닭에 한국사람 입에 맞추어 만든 한국의 중국음식과 맛이 달랐다. 한국에서 먹던 음식보다 더 느끼했다. -_-;;

첫날은 시차적응이 되지 않은 까닭에 집으로 돌아가서 일찍 쉬고 둘째 날에는 북미에서 두번째로 높다는 mt. rainier에 갔다. 식품점에 가서 과자와 음료를 한가득 사고, 산에 가기 전에 snoqualmie falls와 조각공원에도 갔었다. 폭포는 높이가 꽤 높아 떨어지는 모습이 멋있었다. 할머니 말씀으로는 물이 많을 때는 훨씬 멋있다고 하시는데 내가 갔을 때에는 물이 별로 많지 않았다. 그래도 정말 멋있었다.

조각공원에도 예쁜 것들이 많았다. 말도 있고 기린, 닭, 사람까지 나무나 쇠등으로 만들어 놓았는데 모두 예술이었다. 특히 말굽을 전부 이어서 만든 말이 있었는데 그것은 자신이 아끼던 말이 죽어서 그 말을 추모하기 위해 3년이 넘게 걸려 만든 것이라 했다. 그것을 보고 말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깊었는지 알 수 있었다. 조각공원을 둘러보고 나니 상대가 무엇이든 어떤 것에 관한 사랑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를 느낄 수 있었다.

mt. rainier에 도착했을 때 자연의 웅대함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크기와 높이도 엄청날 뿐 아니라 아래쪽은 숲이 우거져 있고 위쪽은 눈으로 덮인 광경이 신비할 정도였다. 1940년경에 화산이 약간 터졌다고 하는데 올라가다 보니 용암이 흘러내린 자국이 보였다. 활화산이라 다시 언제 터질지 아무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조금 겁이 났다.

셋째 날은 시애틀 센터로 나갔다. 맨 처음 space needle(서울의 남산타워쯤 되려나...)에 올라가 시애틀 시내를 한눈에 구경했다. 그곳에서 보는 시애틀의 경치는 비행기에서 본 모습과 비슷했다. 깨끗하고 반듯한 시내가 우리 나라에서는 컴퓨터 그래픽으로나 볼수있을 만한 광경이었다. 그리고는 모노레일을 타고 다운타운에 들어가 public market(시애틀 재래시장)도 구경하고 수족관에 가서 물고기도 구경하고 imax dom에서 1980년에 mt.hellen에서 터진 화산을 찍은 영화도 보았다.

그것들을 모두 보고는 다시 모노레일을 타고 시애틀센터로 돌아와 그곳에 있는 분수로 갔다. 음악에 맞추어 지구본 모양의 분수대에서 물이 뿜어지고 있었고 아이들이 물 속에 들어가 옷을 흠뻑 적셔가며 뛰어 놀고 있었다. 승환이도 같이 물에 뛰어들어 놀고 나는 밖에서 구경만 했는데도 바람이 불 때마다 물이 종종 옷을 적셔주어 덥지 않고 시원했다.

그곳에서 부천에서 놀러왔다는 한국사람도 만나 이야기했다. 관광간 사람들이 외국에서 한국사람을 보면 무척 반갑다고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직접 내가 이곳에 와서 한국사람을 만나니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이것이 민족의 정이란 말인가...) 아직 시애틀에 온지 3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적응도 잘되고(아침에 추운 것 말고는...) 보는 것마다 신기하고 너무 재미있다. 앞으로 이곳에서 더욱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겠다.

▶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