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네신문-나의 글솜씨

즐거운 현장학습

올해 경주에서 98년에 이어 2000년에도 '세계문화엑스포'가 열렸다. 98년과 다름없이 경북도내에 있는 거의 모든 학교들이 경주로 소풍을 가게 되었고 우리 학교도 물론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번에 한번 간 적이 있지만, 신문이나 뉴스에서 98년보다 새로워지고 볼거리도 더욱 많아졌다는 말에 기대가 되었다.

아침 일찍 학교에 모인 아이들은 교복을 입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모양이 각양각색이었다. 오늘따라 유난히 멋을 부려온 이유는 경주에서 남자아이들을 많이 보게 될 것이고 까다로운 교칙 때문에 해보지 못했던 것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버스는 학교를 떠나 경주를 향해 달렸다. 아침부터 흐리고 구름이 끼자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재작년에도 경주에 도착했을 때 비가 내리기 시작해 구경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돌아왔기 때문이다. 정말 우려했던 일이 일어나고야 말았다. 경주에 도착해보니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우리는 2시까지 자유시간이라는 말에 곧 삼삼오오 짝을 지어 여러 군데로 흩어졌다.

나도 여러 명의 친구들과 함께 구경거리를 찾아 나섰다. 우리 나라의 전통적인 모습도 보았고 고대문명 발생지들의 모습도 보았고 세계 여러 나라의 음식들을 파는 곳에도 가 보았다. 그러나 기대했던 것과 달리 98년과 크게 달라진 점은 별로 없는 듯했다. 옛날 우리나라 서민들이 쓰던 물건들을 전시해 놓은 곳이 있었는데 말로만 듣던 것들을 실제로 보니 무척 신기하고 재미있어 굉장히 기억에 남았다.

비는 오는데 앉을곳은 없고 해서 하는 수 없이 구경을 끝낸 후 차에 돌아와 점심을 먹었다. (그동안 배가 너무나 고팠다 ㅠ.ㅠ) 김천으로 다시 돌아오는 길에는 차안에서 몇몇 아이들이 뽕짝 테이프를 틀어놓고 춤을 추며 2시간 내내 광란의 시간을 보내는데 평생 다시는 볼 수 없을것만 같을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 경주에 가기전에는 지난번보다 달라진 새로운 것들을 기대했었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거기다가 비까지 왔으니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다음번에 '세계문화엑스포'를 또 개최하게 된다면 더욱더 다양하고 새로운 내용들로 우리나라 관광객 뿐만아니라 외국인관광객들까지 많이 찾는 그런 유익한 행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