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네신문-나의 글솜씨

춘희(la traviata)

대구에 사시는 외삼촌께서 나와 동생에게 오페라를 보여 주신다고 하셨다. 난생 처음 보는 오페라라 설레는 마음으로 외갓집에 갔다. 외갓집에 도착하여 저녁을 먹은 뒤 택시를 타고 문화예술회관에 도착했다.

내가 처음으로 보게 된 오페라는 '춘희(la traviata)' 였다. 언젠가 책으로도 읽은 적이 있어 그리 낯설지만은 않았다. 무대 앞에 밑으로 파인 곳이 있었는데 그 안에는 공연의 분위기를 이끌어갈 전자피아노가 준비되어있었다. 외삼촌의 말씀으로는 더 큰 공연에서는 피아노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많은 악기가 공연에 사용 된다고 하셨다.

7시가 되어 공연이 시작되었다. 어수선한 분위기는 사라지고 장내는 금방 조용해 졌다. 창녀인 비올레타(춘희)의 집에서 열리는 파티에서 알프레도는 그녀에게 사랑에 빠진다. 비올레타는 순간적인 향락에만 도취하고 폐병을 앓고 있기 때문에 그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하지만 알프레도의 사랑을 받아들이고 교외에서 행복한 생활을 하게된다.

어느날 돈 때문에 그가 집을 비운 사이에 그의 아버지 제르몽이 나타나 알프레도를 단념해 달라고 한다. 그녀는 그 말을 듣고 그를 진정으로 사랑해서 파리로 돌아온다. 하지만 알프레도는 그녀가 돈 때문에 자기를 버렸다고 생각하여 어떤 파티에서 만나 그녀에게 모욕을 한다. 그녀의 병은 점점 위독해지고, 뒤늦게 모든 사실을 알아챈 알프레도는 용서를 빌지만 때는 이미 늦어 그녀는 그의 품에서 세상을 떠난다. 꽤 오랜시간을 앉아 있어서 조금 힘들었지만 오페라는 굉장히 재미있었다.

노래를 부르는 것도 나로서는 신기할 따름이었다. '춘희'가 우리나라 오페라가 아니기 때문에 옆에 한글로 자막이 떴는데 누가 넘기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나 그렇게 공연과 못 맞추는지 나중에는 속이 다 터질 지경이었다. 그것만 빼놓고는 아주아주 즐거운 공연이었다.

하지만 처음보는 오페라라서 뭐가 뭔지 잘 모르겠고 황당했다. 이때까지 오페라는 지루하고 잠오는 공연이라는 생각을 늘 하곤 했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어서 너무 기뻤다.

김천에서는 오페라를 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어서 너무 아쉽고, 이제부터라도 새로 생긴 시민예술회관에서 오페라를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