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네신문-나의 글솜씨

2001년 2월 13일, ^____________^

중학교 3년의 시간을 마감하는 졸업식이 있는 날 이었다. 아침에 학교에 가보니 친구들 모두 아쉬움과 조금의 설레임을 가지고 모여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3년 동안 생활한 이 학교를 떠나고, 다른 곳으로 간다는 생각에 슬퍼지기도 했지만 다른 어느해 보다도 즐겁게 생활했던 3학년 때의 친구들, 선생님과 헤어진다는 생각에 더 아쉬웠다. 11시쯤 되어 졸업식을 하기 위해 의자를 들고 운동장으로 나갔다.

이제껏 졸업식마다 선배언니들이 꽃이나 선물을 받는 모습이 너무 기뻐 보여 나도 꼭 받고 싶었는데 평소 친하게 지내던 후배들이 꽃을 주어 너무나 기뻤다. 식이 시작되자 학부모님들도 많이 오시고 분위기가 점점 무르익어 갔다. 시상할 때와 교장선생님께서 말씀하실 때는 지루했다.

특별한 상을 받을 일이 없는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시상시간이 지루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나는 3년간 열심히 학교를 다닌 결과 3년 개근상을 받을 수 있었다. *^^*) 교장선생님이나 다른 분들께서 말씀하실 때는 지겨워서 잘 듣지도 않고 친구들하고 이야기만 했었는데 끝에 작별의 노래와 교가를 부를 때는 가슴 한구석이 허전하고 학교를 떠난다 생각하니 졸업을 하기 싫다는 생각도 들었다.

식이 끝나고 김천여고에 다니는 선배언니에게 '졸업 축하하고 김천여고 입학도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예쁜 컵을 선물로 받았다. 교실로 들어가니 실장과 부실장이 며칠전 반 친구들이 모은 돈으로 담임, 부담임 선생님 선물과 풍선들과 케이크, 간식들을 사서 예쁘게 꾸며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담임, 부담임 선생님께서 들어오셔서 케이크에 촛불도 끄시고 선물을 받아서 뜯어 보셨다. 담임 선생님께는 조끼를 선물해 드렸는데 그 자리에서 입어 보시고는 무척 기뻐하셔서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졸업장과 상장들을 받고 늘 토요일마다 종례시간에 외치던 '주말을 보람차게'를 마지막으로 '남은 생애를 보람차게'로 바꿔서 세 번 외치고 나니 졸업식은 끝나버렸다.

'이제는 중학생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새로운 생활에 대한 약간의 불안함이 더욱더 이 학교를 떠나기 싫게 만들었다. 기념으로 엄마, 친구들, 선생님과 사진도 찍었다. 그리고 졸업을 자축하기 위해 친구들과 고기를 구워 먹으러 식당으로 갔다. ^^

옛날에는 어느 곳이나 졸업식장은 눈물바다였다고 하는데 내가 본 졸업식장의 모습에서 우는 아이들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도시가 작은 탓에 같은 학교로 가는 친구들이 워낙 많기 때문이 아닐까 (특히 친한 친구들은 거의 같은 학교에 간다.) 한다. 또 옛날에는 학교 다니기가 워낙 어려웠기 때문에 졸업식장 마다 눈물바다가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초등학교 졸업식이나 중학교 졸업식이나 대립된 감정이(정든 곳을 떠나는 아쉬움과 새로운 생활에 대한 불안함, 그리고 그것에 대한 설레임..) 꼭 내 기분을 혼란스럽게 하곤 한다.

여하튼 끝남과 시작의 중간에 서있는 지금 새롭게 시작될 생활의 지금보다 나은 발전을 위해 울고 웃었던 지난 3년간의 생활을 돌이켜보며 앞으로의 계획을 세워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