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네신문-나의 글솜씨

회색빛 하늘 Ⅱ

▶ 앞호에서 계속

새학년이 되었다. 민정이는 '이제 조금 나아지겠지.' 하는 생각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대여섯명의 무리들 중 구슬이만 같은 반이 되었다. 민정이는 생각만큼 친구 사귀기가 쉽지 않았다. 왠지 친구들이 자신을 피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혼자서 쓸쓸하게 지내고 있을 때, 희영이라는 착하고 예쁘장하게 생긴 아이가 민정이의 곁으로 다가왔다. 민정이는 희영이와 등,하교도 함께 했고 점심도 같이 먹었다. 점점 친해진 둘은 매점에 갈 때도, 체육 시간에도 어딜가든 늘 붙어 다니는 단짝 친구가 되었다.

하지만 민정이의 숨은 마음은 열기가 쉽지 않았다. 어느 날 점심을 먹고 스텐드에서 바람을 쐬며 앉아있을 때 희영이가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민정아, 너 내가 싫은거니?"
민정이는 갑작스런 희영이의 질문에 당황했다. 민정이는 희영이를 아주 좋은 친구로 생각하고 있었다. 희영이에게 그런 질문을 받은 민정이는 작년처러 또 친구를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힘차게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 아니야. 절대로 그런거 아니야. 왜, 왜 그러는건데?"
"아, 네가 나에게 마음속에 담긴 이야기는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아서. 나를 싫어하는 건 아닐까 하고 물어본거야."

민정이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희영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정말 희영이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은 적은 한번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민정이는 고개를 숙이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헀다.

"내가 그럴 리가 없잖아. 정말 아니야."
"그래. 알았어."
희영이는 그렇게 대답했지만 표정은 싸늘하게 굳어있었다. 민정이는 어렵게 말을 꺼냈다.

▶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