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네신문-나의 글솜씨

이제 고3!

고3. 꿈에서나 생각해보았던 나이다.

오래전부터 고3언니, 오빠들을 보면 꼭두새벽부터 날이 넘어가도록 공부하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고 한편으로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 안쓰럽기도 했었다.

사실 작년 3학년 언니들이 수능을 치고 난 후에도, 그리고 봄방학이 될 때까지도 '이제 공부를 하긴 해야하는 건가보다.' 하고 생각했을뿐 고3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봄방학이 되어 온동네 학생들(심지어는 방학때 보충수업을 같이하던 후배들까지도)이 모두 놀고 있을때도 교복을 입고 학교로 가게 되자 '정말 3학년이긴 한가보네'하는 어렴풋한 느낌이 들었을 뿐이었다.

3월달이 되어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되고 담임선생님과 상담을 하고 눈빛부터 비장하게 변해서 공부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서 비로소 고3 생활이 시작 되었음을 느낄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도 자주 고3임을 망각하며 지내다가 선생님들께서 하시는 수능이나 대학에 관한 이야기를 듣거나 칠판에 적힌 수능 D-day 날짜를 보고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1,2학년때 너무 열심히 놀러 다녔던 탓인지 아는 것은 없는데 마음은 급해서 이것저것 들쑤셔보지만 공부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특히 모의고사 칠때는 불안함이 더욱 커진다. 선생님들께서 첫모의고사에서 공부한만큼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서 좌절하는 아이들이 많다고 하셔서 난 내성적에 신경쓰지 않기로했고 다행히 점수도 떨어지지 않아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점심, 저녁시간에 대학에 관한 책자나 자료들을 친구들과 자주 찾아보곤 하는데 모두들 걱정이 한가득이다. 점수는 왜 그렇게들 높은건지 대부분의 아이들이 남의집 담벼락 올려다보듯 쳐다보고는 한숨만 내쉬곤 한다. 다들 나처럼 마음만 앞서는거겠지.

오늘은 괜한 바람이 불어 1층 교무실에 다녀왔다. 3학년 교무실은 4층에 있어 1층에 내려갈 일이 없어서 다른 학년 선생님들과 마주치는 일이 거의 없다. 오랜만에 선생님들이 뵙고싶어 딸기우유 2개를 사들고 1, 2학년때 담임선생님을 찾아갔는데 두분다 기뻐하고 반가워해주셨다.

또 2학년때 담임선생님께서는 얼굴이 까질해졌다고 아침 꼭 챙겨먹으라고 걱정해주시고 1학년때 담임선생님께서는 불안해 하지말고 열심히만 하라고, '넌 총명한 녀석이니까 꼭 할수 있을꺼다.' 하시며 직접 기를 불어 넣어주셔서 (사실 등 때리시는데 조금 아팠음;;) 굉장히 기뻤고 힘이 솟는 느낌이었다.

나 역시 괜한 걱정 하지말고 열심히만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꺼라고 믿는다. 아직 시작한지 겨우 한달이 지났고, 200일이 조금 더 넘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 남았지만 지금같은 마음으로 지금처럼만 공부한다면 12월에는 수능 성적표를 들고 활짝 웃을 수 있지 않을까.

난 할수 있다. I can do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