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네신문-나의 글솜씨

즐거운 미국여행ⅱ

▶ 앞호에서 계속

시간이 지날수록 여행은 점점 더 즐거워 졌다.
8월 1일에는 시애틀 다운타운에 갔다. space needle에 올라가니 시애틀 시내가 전부 보였다. 높은 빌딩들이 모여있는 곳도 보이고 넓은 호수도 보이고 주택가도 보였다. 나무도 많고 반듯한 길에 낮고 아담한 집들이 모여있는 주택가가 우리 나라와는 너무도 다른 모습이라 무척 인상깊었다. 오래된 시장도 구경했는데 우리 나라의 재래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수족관에 가서 조그만 상어도 보고 20년 전에 화산이 터진 장면을 촬영한 영화도 보았다. 자연의 신비함을 새삼스레 느꼈다. 집으로 돌아오기 전에 커다란 분수에도 갔었는데 그곳에서 승환이는 옷을 흠뻑 적셔가며 물놀이를 했다. 음악에 맞춰 분수가 움직이는데 그것을 보고 있기만 해도 시원했다.

할아버지께서 사시는 아파트 뒤에 연못이 있는데 거기에 캐나다 거위들이 있다고 해서 가보니 연못 주위가 온통 거위의 배설물들로 뒤덮여 있었다. 그것들을 피해 다니느라 혼났지만 꽥꽥거리며 돌아다니는 거위들이 귀여웠다. 비행기를 만드는 보잉 공장에도 다녀왔는데 안내하시는 분이 영어로 말씀하셨기 때문에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신기했다. 공장 하나에 국제농구장이 911개나 들어간다니 엄청난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부품들을 다른 곳에서 만들어서 조립하는데 표를 보니 우리 나라의 어떤 회사에서도 비행기 부품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우리 나라에서도 비행기가 만들어지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생각을 하니 자랑스러웠고 그렇게 크고 대단한 보잉공장이라도 혼자의 힘으로는 비행기를 만들 수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물원에도 다녀왔다. 동물들이 여름이라 더워서 그런지 모두들 그늘에 숨어있어서 잘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동물들이 어찌나 귀여운지 모두 데려다가 키우고 싶었다. 말로만 듣던 운하도 직접 구경했다. 호수와 바다 사이의 물높이를 조절해 배들을 나가고 들어오게 하는 것이 운하라는 것을 2학년 사회시간에 조사한 적이 있다. 실제로 보고 싶었는데 가서 보니 내가 평소에 생각했던 것과 똑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얼음 동굴에도 다녀왔는데 얼음 동굴은 여행한 많은 곳 중에서 굉장히 인상깊었던 곳 중 하나다. 커다란 얼음 동굴은 한여름에도 녹지 않고 눈이 산을 뒤덮고 있었다. 동굴 입구 가까이에 가니 찬바람이 밖으로 불어 나와 시원하다 못해 춥기까지 했고 아래로 흐르는 물에 손을 담그니 손이 금방이라도 얼 듯 차가웠다. 그곳에 미지근한 물을 담가 시원하게 만들어 마시기도 했다. 따사로운 햇볕아래 얼음들이 녹지 않는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imax 영화관에 가서 't-rex' 라는 3d영화도 보고 식당에 가서 음식도 먹었다. bill's 음식점에 갔을 때는 햄버거 두 개가 나왔는데 너무 커서 한 개밖에 먹지 못했다. 며칠 동안은 골프도 치고 산책도 하고 쇼핑하면서 선물도 샀다. 그렇게 지내고 나니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보름이라는 시간이 모두 지나갔다. 그리고 시애틀 시간 12일 오후 2시,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